아빠.

막내딸 인영이에요.

어디서부터 무슨말을 꺼내야 할지.. 바보같이 벌써 눈물만 주륵주륵 흘리고 있네.

아빠가 멀리 가신지 일주일 밖에 안됐는데 잡을 수 없이 너무 먼 곳으로 가버려서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잖아.

 

일주일 전 바로 이 날.

전화받고 정신없이 병원으로 달려갔잖아. 제발 아니기를 바라면서...

통곡을 하면서 우는 날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따위 하나도 두렵지 않고, 오로지 아빠 생각만 했었어.

하지만 아빤 너무 차갑게 식어있더라.

 

문상객들이 와서 인사할때마다 속으로 얼마나 원망했는지 몰라.

그렇게 살아생전에 약한 모습 보이지 않으시려고 친구들, 동료들, 제자들 오지도 못하게 하시고, 그저 가벼운 감기라고만 하면서 껄껄 하고 웃어넘기셨지. 육체적인 고통도 집안의 모든 대소사도 혼자 꿋꿋이 이겨내신 아빠.

아직 나에겐 한없이 크기만 한 그런 존재인데 갑자기 이렇게 내 곁을 떠나면 어떻게 하나 한숨만 나와.

 

일주일 내내 아빠의 품에서 잠들고 아빠와 거닐었던 그 길... 다시 걷고 또 걸어봐도 이제 내 옆에 아빤 없네.

이렇게 하늘은 푸르고 꽃도 예쁘게 피는데 같이 보고 싶은 아빤 내 곁에 없네.

불러도 불러봐도 아빤 대답이 없어.

 

마지막 가시는 날.

한줌의 재가 되어 우리 곁을 떠날때는 내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더라.

뼈 속까지 까맣게 자리잡은 암 덩이들.

얼마나 아팠을까.

 

작년 백병원에서 앞으로 1년이란 소리 들었을때 '이런 미친x 가만 안두겠다고' 했지만 정작 난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

미안해.

 

후...

아빠가 없어도 해는 뜨고 지고, 시간 또한 어김없이 흐르네.

인생이란 참 허무하지. 이런게 인생인가봐.

앞으로 난 어떻게 살아야 하지?

길어야 겨우 30-40년이야. 그 후에 다시 아빨 만날텐데 그땐 아빠에게 묻고 싶은게 너무 많아.

그리고 예전처럼 어리광 부리면서 애교도 부리고 대들기도 하고 그럴꺼야.

그럼 아빤 날 보며 소리치겠지. 하지만 괜찮아. 난 그게 사랑이란 걸 아니깐...

 

사랑해 아빠...

+ Recent posts